나에게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본문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벨라 마키
2020년에는 뭔가 활동적인 것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걷기지만 뭔가 좀 더 활동적이라고 한다면 달리기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달리기에 도움이 되는 유튜브도 찾아봤고 커뮤니티 글도 봤다. 그리고 책도 하나 빌려보자고 해서 빌린 책이 이 책이다. 나는 그냥 달리기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편안하게 빌려 보았다. 어떻게 하면 초보자가 달리기를 시작하고 잘 달릴 수 있는지 방법에 대해 적혀 있는 책일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첫 장부터 작가의 이혼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정신적인 우울증 공 황등 등을 앓고 있는 저자까지.. 시작이 좀 그랬지만 어쨌든 달리기 책은 맞다. 그녀가 직접 달리니깐. 그냥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집 주변을 달린다. 달리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두려워서 그곳만 계속 왔다 갔다 하고 길을 잃고 또 공황이 올까 봐 멀리 나가지는 못하고 그래도 달린다 계속.
보통 달리기를 시작하려면 나 같이 인터넷도 보고 유튜브도 찾아보고 관련 책도 하나 보고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준비를 해서 시작하자!라고 나처럼 그렇게 하지 않나? 가끔 나도 내가 너무 뭔가 시작하기에 겁을 좀 먹는 것 같아서 그녀의 당찬 시작이 좀 부럽기도 하다. 그냥 달리는 것. 시작하는 것에 허들이 없는 상태가 부럽다고 느낀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아 뭔가 하려면 당장 하는 게 나을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영국에서도 정신적 우울증이나 공황발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각종 논문들을 보여주면서 이 책은 그녀가 달리기로 그런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을 담고 있는 책이다. 뭐 달린다고 그게 없던 것처럼 싹 사라지진 않는다. 운동이 만병 통치약은 아니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하나의 치료과정인 거다. 자신의 삶에 더 도움이 되는 하나의 길이란 거지. 그녀는 계속 달린다. 그리고 나에게도 한 삼 개월만 달려보는 건 어떤가 하고 제의를 던지는 것 같아서 이번에 날이 조금 따뜻해진다면 나도 달려봐야지.
솔직히 지금의 상태라면 계속 꾸준히 달릴 자신은 없다. 그래도 이 블로그에 삼 개월 달리기! 이러면서 매일 글을 올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