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만 해주고 싶은 이야기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본문

BOOK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드마드 2020. 5. 28. 09:11
728x90
반응형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페미니즘 입문서라고 인터넷 서점에서 홍보하던데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나 역시 그전부터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어 보고 싶기도 했고...... 이 책은 읽는 도중에 내가 나에게 하는 인식이 뭔지 가르쳐주는 책이다. 더 빨리 접하지 못한 게 아쉬울 만큼, 나는 이 책은 모든 여성들이 한 번은 읽고 지나가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10대 때 이런 내용을 접했다면 내가 느끼는 거울 속의 여성, 자기 대상화를 깨닫고 나의 감정이 더 격렬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지금도 그 충격이 작지는 않다. 

 

어렸을 적 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항상 속으로는 우울한 상태였다. 나는 언제부터 나의 몸에 혐오감이 느껴졌냐면 아마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 그쯤인것 같다. 나는 어렸을 때 항상 배가 아팠었다. 나는 그때 내가 정상 체중이 아니라 뚱뚱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지만 (소아기의 두통은 배앓이로 나타난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이른 시기에 시작한 다이어트는 우울증을 더 심화했고 성인 비만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때부터 외모에 따라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놀기 시작하고 초, 중, 고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에게 책에서 나온 텍스트 그대로 대응했다 : 

 

남성은 듣기 싫은 여성의 말을 말로 받아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외모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여성을 인간이 아닌 대상으로 보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당연한 논리적 결과물이다.

 

그 이후 내가 나의 가장 밀접한 감시자가 되었다. 자기 대상화는 신체 감시Body Surveillance 또는 신체 모니터링 Body Monitoring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를 정말 거울 속의 나를 바라 보듯,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게 습관이 되었던 것 같다. 당연히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시작하자 나의 다리 때문에 절대 치마를 입지 않고 나의 몸이 어떻게 보이는 지에 에너지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은 결국 나의 몸이 배가 고픈지, 배가 부른 지 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마음 상태가 되었다. 아니다, 배가 계속 고프고 정신은 이런 나를 계속 미워하게 되었다. 정서적 고통은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자기 대상화는 정신적 반추Rumination 즉, 자신의 심리적 고통에 초점을 맞추는 성향을 촉진한다. 운동은 무거운 짐이 되고 먹는 것은 전투가 된다. 

 

 

대학생이 되자 여성은 모두 화장을 했고 매일 화장품 광고나 유투브에 홀려 화장품을 사고 화장을 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화장이 일종의 예의라고 모두 생각한다. 지금도. 화장을 하지 않으면 어디가 아파 보인다 거나 하는 말을 서슴없이 서로에게 해주기 시작하는 것이다. 돈을 버는 것도 아닌 그 당시에 왜 화장품을 그렇게 따라서 샀는지 지금도 그 화장품이 아직도 남아있다. 많은 여성이 이런 제품을 필수라고 느끼는 것은 바로 우리 문화 탓이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만약 정말 화장품을 사는 돈, 화장을 하기 위해 영상을 보거나 블로그를 보는 시간, 노력을 다른 것에 투자했다면 나의 인생이 좀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우리 눈에 띄는 여성이 모두 화장을 했고, 매일 보는 광고나 방송 프로그램, 영화 속 여성이 모두 화장을 했다. 그런데도 "아무도 너한테 그 제품을 사라고 하지 않았어"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마케팅은 나를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미디어의 이상적인 여성과 비교해 내가 부족해 보이는 것에 정말 도가 튼것이다. 그 반응으로 내가 그렇게 화장품을 샀으니 말이다. TV보다 유튜브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들이 정말 완벽한 이상적인 미의 기준이 아니었어도 화장으로 그렇게 변신을 해 보이니 더 눈길이 갈 수밖에. 그때 유튜브를 꺼버렸어야 했는데.. 신체 불만족 지수가 높게 나타난 여성이 사회적 비교를 가장 많이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미 외모에 열등감을 느낀다면 외모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찾게 된다. 이는 신체 혐오의 잔인한 순환을 낳는다.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미디어 문해력) 다양한 매체의 메시지에 접근해 이를 분석, 평가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 우린 이런 능력을 갖추고 미디어에 나오는 이상적인 미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지만 사실은 우리에게 면역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페미니즘은 미디어가 제시하는 미의 기준에 동조하지 않게는 해주지만 거울 앞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는 그럴 때 그냥 떠나버리라고 한다. 우리의 관심을 거기서 돌리고 꺼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대상을 바꾸고 외모에 대해 덜 생각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몸이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내 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건강한 활동을 통해 도전경험하는 것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신체적 움직임에서 오는 즐거움에 몰두하자.

 

거울을 인생에서 빼려고 노력하고 우리는 세상과 더 마주해야 한다. 넓은 세상에는 봐야 할 것이 아주 많고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 나 역시 거울 앞에서 완전히 떠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나 자신의 가치에 집중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나가면서 거울을 떠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책 내용을 다 옮겨 올 수 없고, 내가 표시한 문장만 옮겨 편집해서 적은 것이라 내용이 많이 빠져있다. 책 전체를 꼭 다 읽어보시길!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국내도서
저자 : 러네이 엥겔른(Renee Engeln) / 김문주역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17.10.25
상세보기

 

 

 

 

 

 

 

728x90
반응형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떻게 살 것인가  (0) 2020.08.10
부의 감각 Dollars and Sense  (0) 2020.06.24
랩 걸 (Lab Girl)  (0) 2020.05.17
5월 알라딘 전자책 30일 무료대여 이벤트!  (0) 2020.05.05
역사의 역사  (0) 2020.04.30
Comments